전주한옥마을은 도심 한복판에 어림잡아 800채에 가까운 한옥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동네예요. 일제강점기에 전주 사람들이 일본식 시가지 확장에 맞서 자존심으로 한옥촌을 지켜낸 게 시작이었다는데, 지금은 그 골목마다 한옥 카페·공방·게스트하우스가 들어차 있어요. 그렇다고 세트장은 절대 아니고, 마당에 빨래가 널려 있고 평상에서 장기 두는 어르신도 마주치는 '진짜 사는 동네'라는 게 이곳의 매력이에요.
동선의 기준점은 경기전이에요.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어진)를 모신 곳으로, 입장료는 성인 3,000원인데 ⚠️ 한복을 입고 가면 무료예요 — 대여비가 사실상 이 한 장으로 회수되는 셈. 안쪽 대나무숲길은 단체 관광객이 몰릴 때 숨어드는 조용한 포토존이니 놓치지 마세요. 경기전 바로 앞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붉은 벽돌 전동성당이 무료로 마주 보고 서 있어서, 두 곳을 여유 있게 돌아도 1시간 반이면 충분해요. 노을이 성당 돔에 붉게 걸릴 때가 사진 타이밍 1순위.
한복 대여는 오후보다 평일 오전 11시 전이 정답이에요 — 옷 고를 폭도 넓고 탈의실 줄도 없거든요. 대여료는 2시간 기준 10,000~20,000원대이고, 1시간 30분·2시간 30분·4시간 중 골라 빌릴 수 있어요. 한복을 입은 채로 태조로 골목을 걸어 오목대 전망대까지 올라가면 한옥 지붕이 파도처럼 펼쳐지는 뷰가 기다리는데, 계단이 꽤 있으니 편한 신발은 필수예요.
배는 전주비빔밥으로 채워야죠. 1952년부터 3대째 이어온 노포 한국집을 비롯한 3대 맛집이 유명하고, 가격대는 1인 12,000~18,000원 정도로 반찬만 10가지가 넘게 딸려 나와요. 아침엔 해장 겸 콩나물국밥(7,000~9,000원)도 좋아요. 저녁엔 남부시장 야시장(금·토요일 한정)으로 넘어가 문어꼬치·바게트버거·모주를 즐기고, PNB베이커리의 수제 초코파이는 1951년부터 이어온 명물인데 일찍 품절되니 서두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