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 · 전국
잡채
japchae

© Wikimedia Commons / ayustety · CC BY-SA 2.0
잡채는 한국 잔칫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지만, 정작 이름의 뜻인 '섞은 채소'에는 지금의 주인공인 당면이 없습니다. 17세기 궁중에 처음 올랐을 때는 채소만 볶아 무친 음식이었고,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당면이 들어간 것은 20세기 들어서예요. 참기름과 간장으로 간한 쫄깃한 면에 시금치·당근·양파·버섯·소고기가 섞이는데, 재료마다 따로 볶아 마지막에 합치는 것이 제대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잡채라는 이름은 섞을 잡(雜)에 나물 채(菜)를 씁니다. 글자 그대로 여러 채소를 섞은 음식이라는 뜻이고, 여기에 면은 들어 있지 않아요. 조선 광해군 때 한 신하가 이 음식을 올려 왕의 총애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오래된 음식인데, 그 시절 잡채는 지금 우리가 아는 형태가 아니라 여러 채소를 각각 볶아 무친 것에 가까웠습니다. 당면은 20세기에 들어와 합류했고, 이후 면이 워낙 존재감이 커서 지금은 잡채 하면 당면부터 떠올리게 됐어요. 이름과 실물이 어긋난 채로 굳어진 흔치 않은 사례입니다.
잡채의 면은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당면입니다. 밀가루 면과 달리 투명하고, 삶으면 탱글탱글하게 씹히면서도 소스를 잘 빨아들여요. 이 특성 때문에 잡채는 간장 양념이 면 속까지 배어드는 구조가 됩니다. 밀가루 면으로 만들면 겉에만 양념이 묻고 금방 불어버려서 전혀 다른 음식이 돼요. 당면을 삶은 뒤 찬물에 헹구지 않고 바로 참기름에 버무리는 것도 요령인데, 헹구면 표면 전분이 씻겨 양념이 겉돌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만든 잡채와 대충 만든 잡채의 차이는 '따로 볶기'에서 갈립니다. 시금치는 데쳐서 무치고, 당근은 채 썰어 볶고, 양파는 숨만 죽이고, 표고버섯은 따로 간해서 볶고, 소고기도 별도로 양념해 볶은 뒤 마지막에 면과 함께 합칩니다. 한꺼번에 볶으면 익는 속도가 달라 어떤 재료는 물러지고 어떤 재료는 설익으며, 채소에서 나온 물이 면을 불려 색이 탁해져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평소보다 잔칫날에 만드는 음식이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잡채는 온도에 관대한 음식이라 잔칫상에 특히 잘 맞습니다. 갓 만들어 따뜻할 때가 가장 좋지만 식어도 면이 굳지 않고, 다음 날 냉장고에서 꺼내 먹어도 나쁘지 않아요. 남은 잡채를 밥 위에 올리고 고추장을 곁들이면 잡채밥이 되고, 밀전병에 싸면 잡채말이가 됩니다. 중국집 메뉴에 있는 잡채밥이 바로 이 활용법이 자리 잡은 형태예요. 명절 다음 날 냉장고에 남아 있는 잡채를 처리하는 방법이 이렇게 여러 갈래로 발달한 것도 한국 가정식의 특징입니다.
상에 같이 올라오는 것
- 흰쌀밥 — 잡채는 반찬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밥 위에 얹으면 그대로 잡채밥이 된다.
- 고추장 — 잡채밥으로 먹을 때 한 숟갈 넣으면 간장 단맛에 매운맛이 더해진다.
- 전(부침개) — 잔칫상에서 잡채 옆자리는 대개 동태전·녹두전 같은 부침 종류다.
- 나박김치·백김치 — 참기름과 간장의 기름진 뒷맛을 시원한 국물이 정리해준다.
- 갈비찜 — 명절 상차림에서 잡채와 갈비찜은 거의 한 세트로 함께 오른다.
이렇게 먹으면 됩니다
- 1면과 채소, 고기를 한 젓가락에 함께 집는다. 재료마다 따로 볶아 합친 음식이라 섞어 먹을 때 맛이 완성된다.
- 2반찬으로 나왔다면 밥과 번갈아 먹는다. 잡채만 계속 먹으면 참기름 때문에 금방 물린다.
- 3남으면 밥 위에 얹고 고추장을 조금 넣어 비빈다. 잡채밥은 남은 잡채를 처리하는 표준 방식이다.
- 4식은 잡채는 전자레인지보다 팬에 참기름 조금 두르고 다시 볶는 편이 낫다. 면이 눅눅해지지 않는다.
- 5잔칫상에서는 식어도 괜찮은 음식이니 뜨거운 국물 요리를 먼저 먹고 나중에 손대도 된다.
자주 묻는 질문
잡채라는 이름에 왜 면이 없나요?
잡채(雜菜)는 '섞은 채소'라는 뜻입니다. 17세기 궁중에 올랐을 때는 채소를 각각 볶아 무친 음식이었고, 지금 주인공인 당면은 20세기에 들어와 합류했어요. 이름은 옛 형태를, 실물은 지금 형태를 유지하면서 어긋난 채 굳어진 경우입니다.
잡채 면은 어떤 면인가요?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당면입니다. 삶으면 투명해지고 탱글탱글하게 씹히며 양념을 잘 흡수해요. 밀가루 면으로 대체하면 양념이 겉돌고 금방 불어서 전혀 다른 음식이 됩니다.
채소를 왜 따로따로 볶나요?
재료마다 익는 속도가 달라서입니다. 한 팬에 몰아 볶으면 어떤 것은 물러지고 어떤 것은 설익으며, 채소에서 나온 물이 면을 불려 색과 식감이 무너져요. 손이 많이 가는 대신 결과가 확실히 다릅니다.
채식으로 먹을 수 있나요?
소고기만 빼면 됩니다. 나머지 재료는 당면·시금치·당근·양파·버섯이라 채식과 잘 맞아요. 다만 간장에 따라 성분이 다를 수 있고, 굴소스를 쓰는 집도 있으니 주문할 때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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