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탕 · 전국
김치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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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는 김치가 시어졌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음식입니다. 갓 담근 김치로 끓이면 맛이 밍밍하고, 6개월 넘게 묵은 묵은지를 써야 국물에 깊이가 생겨요. 그래서 한국 가정에서는 김치가 시었다고 버리지 않고 냉장고 안쪽으로 밀어 둡니다. 돼지고기·참치·꽁치 중 무엇을 넣느냐로 성격이 갈리고, 어느 쪽이든 밥 한 공기를 전제로 만들어진 국물입니다.
김치찌개의 재료 목록은 짧습니다. 김치, 돼지고기 또는 참치, 두부, 파, 물. 그런데 같은 재료로 끓여도 집집마다 맛이 다른 이유는 김치 때문이에요. 담근 지 며칠 안 된 김치는 아직 아삭하고 단맛이 남아 있어 국물이 밍밍해지고, 반대로 6개월 넘게 익은 묵은지는 신맛과 감칠맛이 깊어져 물만 부어 끓여도 국물이 잡힙니다. 김치찌개를 잘 끓이는 집이란 대개 김치를 잘 익힌 집이지, 요리를 특별히 잘하는 집이 아닙니다.
돼지고기를 넣는 경우 목살이나 앞다리처럼 지방이 적당히 섞인 부위를 씁니다. 먼저 김치와 고기를 기름에 볶아 김치의 신맛을 누그러뜨리고 고기 기름을 내는 것이 요령이에요. 이 과정을 건너뛰고 처음부터 물을 부으면 신맛이 날카롭게 남고 국물이 얇아집니다. 참치를 넣는 김치찌개는 반대로 볶는 과정 없이 끓이다가 마지막에 참치 통조림을 기름째 넣는데, 기름이 국물을 부드럽게 만들면서 고소한 층을 더합니다. 두 방식은 같은 이름을 쓰지만 조리 순서가 정반대예요.
국물 농도를 잡는 방법도 갈립니다. 물 대신 쌀뜨물을 쓰면 전분이 국물을 부드럽게 감싸고, 멸치육수를 쓰면 감칠맛이 한 겹 더 붙습니다. 설탕을 조금 넣어 신맛을 잡는 집도 있고, 그것을 반칙으로 여기는 집도 있어요. 두부는 언제 넣느냐가 중요한데, 처음부터 넣으면 국물이 배어들고 마지막에 넣으면 두부 본래의 맛이 남습니다. 어느 쪽이 옳다기보다 그 집이 두부를 어떤 역할로 쓰느냐의 문제입니다.
김치찌개는 한국에서 가장 자주 끓이는 찌개일 텐데, 그만큼 기준이 되는 맛이기도 합니다.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시켜 보면 그 집 김치 상태와 육수 성의가 그대로 드러나서, 다른 메뉴를 가늠하는 잣대로 쓰는 사람이 많아요. 백반집에서 김치찌개가 맛있으면 나머지도 대체로 괜찮다는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것도 흔한 마무리인데, 이때 김 가루와 참기름을 넣으면 완전히 다른 한 그릇이 됩니다.
상에 같이 올라오는 것
- 공깃밥 — 국물이 짜고 진해 밥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밥을 말거나 국물을 끼얹어 먹는다.
- 계란말이 — 짠 국물 사이에 들어가는 부드럽고 심심한 층. 백반집 기본 조합이다.
- 김 — 밥에 국물을 적셔 김에 싸 먹으면 짠맛이 정리된다.
- 콩나물무침 — 아삭하고 담백해서 매운 국물과 번갈아 먹기 좋다.
- 볶음밥 — 남은 국물에 밥을 볶는 마무리. 김 가루와 참기름을 더한다.
이렇게 먹으면 됩니다
- 1밥과 함께 먹는다. 국물이 짜게 맞춰져 있어 국물만 떠먹으면 금세 부담스럽다.
- 2두부와 고기를 건져 밥에 올려 먹고, 국물은 숟가락으로 떠서 밥에 끼얹는다.
- 3찌개는 여럿이 가운데 두고 각자 떠먹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개인 접시를 요청해도 된다.
- 4너무 시다면 밥을 더 넣어 중화한다. 신맛은 묵은지에서 오는 것이라 정상이다.
- 5마지막에 남은 국물로 밥을 볶아 달라고 하는 집도 많다. 김 가루와 참기름이 들어간다.
자주 묻는 질문
왜 묵은지를 써야 하나요?
갓 담근 김치는 아직 아삭하고 단맛이 남아 있어 국물이 밍밍해집니다. 6개월 넘게 익은 묵은지는 신맛과 감칠맛이 깊어져 물만 부어 끓여도 국물이 잡혀요. 김치찌개를 잘 끓이는 집은 대개 김치를 잘 익힌 집입니다.
돼지고기와 참치, 뭐가 다른가요?
조리 순서가 반대입니다. 돼지고기는 김치와 함께 기름에 먼저 볶아 신맛을 눌러 주고, 참치는 볶지 않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기름째 넣습니다. 결과도 달라서 돼지고기 쪽은 진하고 참치 쪽은 부드럽고 고소해요.
국물이 너무 시면 어떻게 하나요?
밥을 더 넣어 중화하는 것이 가장 간단합니다. 조리 단계라면 김치를 기름에 먼저 볶으면 신맛이 눅어지고, 설탕을 아주 조금 넣어 잡는 집도 있어요. 다만 신맛 자체는 묵은지에서 오는 정상적인 맛입니다.
채식으로 먹을 수 있나요?
고기와 참치를 빼면 되지만, 김치 자체에 젓갈이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완전 채식은 어렵습니다. 젓갈을 넣지 않은 김치를 쓰는지 확인해야 하고, 육수도 멸치를 쓰는 집이 많으니 함께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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