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길거리 · 서울
떡볶이
tteokbokki

© Wikimedia Commons / john wilbanks · CC BY-SA 2.0
지금은 새빨간 국민 간식이지만, 원래 떡볶이는 간장으로 조려 먹던 궁중 요리였습니다. 고추장 떡볶이는 한국전쟁 직후 서울 신당동에서 태어난 비교적 새로운 음식이에요. 원통형 가래떡을 고추장 양념에 끓여 어묵·삶은 달걀·대파와 함께 내는 게 기본이고, 밀떡이냐 쌀떡이냐를 두고 한국인들은 지금도 편을 갈라 다툽니다. 튀김과 순대를 곁들여 '떡튀순'으로 먹는 게 분식집의 정석이고요.
떡볶이의 원형은 매운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조선 시대 궁중과 반가에서 먹던 떡볶이는 흰 가래떡을 토막 내어 쇠고기, 표고, 당근, 잣과 함께 간장과 참기름으로 볶아낸 요리였어요. 『승정원일기』에 볶은 떡이 등장하고 『시의전서』 같은 고조리서에도 조리법이 남아 있는데, 떡과 참기름과 쇠고기는 당시 기준으로 전부 비싼 재료라 서민이 일상적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이 간장 버전은 사라지지 않고 '궁중떡볶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한정식집이나 명절 상에 올라옵니다.
빨간 떡볶이는 훨씬 나중, 그것도 우연에서 시작됐습니다. 한국전쟁 직후 서울 신당동에서 노점을 하던 마복림이 1953년 떡볶이 좌판을 열었는데, 중국집에서 가래떡이 짜장 소스에 빠진 걸 맛보고 힌트를 얻어 간장 대신 고추장 양념을 써봤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전후 미국 원조로 밀가루가 대량으로 풀리면서 값싼 밀떡을 쓸 수 있게 된 것도 결정적이었어요. 손님이 늘며 주변에 가게가 모여 신당동 떡볶이 골목이 만들어졌고, 1970년대 라디오 방송을 타면서 전국으로 퍼졌습니다. 냄비에 떡·양념·라면사리를 넣고 손님 앞에서 끓이는 '즉석떡볶이'와 '라볶이' 역시 이 골목에서 나온 형식입니다.
떡볶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떡부터 갈라야 합니다. 쌀떡은 양념을 속까지 잘 빨아들이고 겉이 매끈하며 씹으면 묵직하게 쫀득합니다. 밀떡은 더 가볍고 탄력이 있으며, 오래 끓여도 잘 퍼지지 않아 국물에 오래 담가두는 국물떡볶이나 배달 떡볶이에 유리해요. 이건 취향 문제라 결론이 안 나는 논쟁인데, 실제로 두 가지를 다 파는 가게도 많습니다. 소스 계열도 갈라집니다. 국물이 자작한 국물떡볶이, 물을 거의 안 쓰고 기름에 볶아 겉을 바삭하게 만드는 서촌 통인시장식 기름떡볶이, 크림과 고추장을 섞은 로제 떡볶이, 짜장·카레·크림·마라까지 매년 새 변주가 나옵니다.
먹는 자리도 종류가 많아요. 지하철역 앞 포장마차의 종이컵 컵떡볶이가 가장 가볍고, 분식집에서는 튀김·순대·김밥과 함께 큰 접시로 먹습니다. 즉석떡볶이 전문점은 냄비를 테이블 인덕션에 올려주고 라면사리·만두·치즈를 추가한 뒤 마지막에 밥을 볶아 마무리하죠. 서울에서 원조를 찾는다면 신당동 떡볶이 골목, 시장 분위기를 원한다면 광장시장이나 통인시장, 관광객 밀집 지역이라면 명동 노점이 접근하기 쉽습니다. 매운맛 단계를 고르게 하는 가게가 많으니 자신 없으면 가장 낮은 단계부터 시작하세요. 1인분 4,000~7,000원 안팎이지만 가게·지역에 따라 다르니 방문 전 확인하시고요.
상에 같이 올라오는 것
- 어묵 국물 — 종이컵에 셀프로 떠 마시는 맑은 국물. 매운맛을 씻어주고 대개 무료 리필이다.
- 모듬 튀김(오징어·고구마·김말이) — 접시에 따로 나오지만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게 정석이다.
- 순대 — 소금장 대신 떡볶이 양념에 적셔 먹으면 훨씬 촉촉해진다.
- 단무지 — 튀김의 기름기와 떡볶이의 매운맛 사이를 끊어주는 리셋 버튼.
- 삶은 달걀·메추리알 — 양념이 배어든 채로 건져 먹으면 매운맛을 눌러주는 완충재가 된다.
- 라면사리·쫄면사리·볶음밥 — 즉석떡볶이에서 중간 투입과 마지막 마무리를 담당한다.
이렇게 먹으면 됩니다
- 1튀김은 접시에 겹쳐 쌓지 말고 펼쳐두세요. 눌린 튀김은 5분이면 눅눅해지니 먹기 직전에 한 개씩 떡볶이 국물에 찍는 게 맞습니다.
- 2순대는 소금장에 찍는 대신 떡볶이 양념에 푹 적셔보세요. 분식집에서는 이쪽이 더 흔한 방식입니다.
- 3어묵 국물은 대개 셀프바에 있습니다. 매워질 때마다 한 모금씩 마시면서 속도를 조절하세요.
- 4즉석떡볶이는 국물이 끓기 시작한 뒤에 사리를 넣습니다. 라면사리는 마지막 3~4분 전에 넣어야 퍼지지 않아요.
- 5마무리는 볶음밥입니다. 국물을 조금 남겨두고 밥·김가루·참기름을 넣어 눌러 볶으면 됩니다. 국물을 다 먹어버리면 이걸 못 하니 주의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밀떡과 쌀떡은 뭐가 다른가요?
쌀떡은 양념을 속까지 잘 흡수하고 표면이 매끈하며 씹는 맛이 묵직합니다. 밀떡은 더 가볍고 탄력이 있으며 오래 끓여도 잘 퍼지지 않아 국물떡볶이나 배달 떡볶이에 유리해요. 어느 쪽이 낫다는 정답은 없고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오래된 취향 논쟁입니다.
떡볶이는 원래 매운 음식이었나요?
아닙니다. 조선 시대 궁중떡볶이는 흰 가래떡을 쇠고기·표고·당근과 함께 간장과 참기름으로 볶은 음식이었어요. 지금의 고추장 떡볶이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경 서울 신당동에서 시작된 비교적 새로운 형태입니다.
매운 걸 못 먹는데 떡볶이를 먹을 방법이 있나요?
크림을 섞은 로제 떡볶이나 궁중떡볶이(간장 베이스)를 고르면 맵지 않습니다. 매운맛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 가게도 많으니 가장 낮은 단계부터 시작하세요. 함께 나오는 어묵 국물과 단무지도 매운맛을 상당히 눌러줍니다.
같이 가면 좋은 곳
이런 음식도 있어요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