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용궁사는 1376년 고려 공민왕 때 나옹화상이 세운 절이 뿌리예요.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다가 20세기 들어 다시 세워졌고, 지금 이름은 1974년에 붙었습니다. 역사보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건 위치 — 한국 사찰 대부분이 산속에 있는 것과 달리 여긴 바닷가 절벽에 바로 붙어 있어서, 법당 마루에서 파도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깔려요. '바다 용왕이 사는 용궁'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게 아닙니다.
입구에서 십이지신상 늘어선 길을 지나 108계단을 내려가면 시야가 확 트이면서 바다 위 절이 통째로 나타나는데, 이 첫 장면이 해동용궁사의 전부라고 해도 될 만큼 강렬해요. 계단 중간 오른쪽으로 빠지는 전망 포인트에서 절 전경과 바다를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고요. 경내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해수관음대불, 배를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득남불 같은 소소한 볼거리가 곳곳에 있어서 규모는 작아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관람 자체는 30분~1시간이면 충분해요.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새벽 4시 반쯤부터 저녁 8시 무렵까지 열어두는 것으로 안내되는데,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새벽 방문이라면 미리 확인하는 게 안전해요. 새벽 개방 덕에 매년 1월 1일 해돋이 인파가 어마어마하고, 평소에도 일출 시간대에 오면 바다에서 해가 떠오르는 걸 절 마당에서 볼 수 있습니다. 주차는 유료인데 30분 2천 원 안팎에 추가 요금이 붙는 구조고 카드 결제만 받는다는 안내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대중교통은 동해선 오시리아역이 기준이에요. 역에서 139번이나 급행 1001번 버스로 한 정거장 이동해 용궁사 정류장에서 내리면 도보 15분 정도고, 날이 좋으면 역에서부터 걸어도 20분대라 산책 삼아 갈 만합니다. 주말 낮에는 입구 골목부터 사람이 밀리니 평일 오전이 쾌적하고, 절 바로 옆 해안산책로는 해파랑길 1코스라 시간이 남으면 바다를 끼고 좀 더 걸을 수 있어요. 돌아가는 길에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이나 송정해수욕장을 묶으면 반나절 코스가 딱 떨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