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차이나타운의 출발점은 개항입니다. 1883년 인천항이 열리고 이듬해 청국 조계가 설정되면서 산둥 지방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이 언덕에 자리를 잡았어요. 처음에는 무역상과 부두 노동자가 중심이었고, 시간이 지나며 음식점과 제과점이 늘었습니다. 한국에 화교 사회가 여럿 있었지만 그 원형이 남아 있는 곳은 여기가 거의 유일해요. 거리 입구의 붉은 패루는 나중에 세워진 것이지만, 언덕을 따라 굽은 골목 구조와 벽돌 건물의 배치는 조계 시절의 흔적을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이 동네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짜장면입니다. 개항기 부두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값싸고 빨리 먹을 수 있는 한 그릇을 찾았고, 중국식 춘장 볶음면이 한국인 입맛에 맞게 달게 바뀌면서 지금의 짜장면이 자리를 잡았다는 설명이 이 거리에 정착해 있어요. 거리에 짜장면박물관이 있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다만 짜장면의 기원을 한 가게로 특정하는 문제는 사료가 충분치 않아 논쟁이 있으니, 이 동네가 그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먹거리는 짜장면만이 아닙니다. 화덕에 구워 겉이 단단하고 속이 촉촉한 공갈빵, 겉은 바삭하고 안에 달콤한 소가 든 월병, 옥수수 전분을 써서 유난히 쫄깃한 탕수육 같은 것들이 골목마다 다르게 나옵니다. 인기 있는 집은 주말 점심에 대기가 길고, 짜장면 한 그릇을 먹으려고 한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흔해요. 줄이 부담스러우면 평일 오후 늦게 가거나, 언덕 위쪽 골목의 덜 알려진 집을 찾는 편이 낫습니다.
차이나타운만 보고 돌아가기엔 주변이 아깝습니다. 언덕을 넘으면 일본 조계 시절의 은행 건물들이 남은 개항장 거리가 이어지고, 그 사이에 한중일 건축 양식이 한 골목에서 바뀌는 구간이 있어요. 계단 하나를 두고 양쪽 난간 모양이 다른 곳이 있는데, 조계 경계였던 자리입니다. 자유공원까지 올라가면 인천항이 내려다보이고, 내려오는 길에 개항박물관과 근대건축전시관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반나절이면 이 코스가 다 들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