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이·볶음 · 강원

춘천 닭갈비

dakgalbi

철판에 볶아낸 춘천 닭갈비 — Chuncheon-style dakgalbi, gochujang-marinated chicken stir-fried with onion and rice cakes

© Wikimedia Commons / Fumikas Sagisavas · CC0

이름은 갈비인데 갈비가 안 들어가는 음식이에요. 가게 한복판 커다란 무쇠 철판에 고추장 양념 닭다리살, 양배추, 고구마, 떡, 깻잎을 통째로 쏟아붓고 앞에서 볶아주는 게 닭갈비입니다. 1960년대 춘천 선술집 술안주로 시작해 지금은 강원도 대표 음식이 됐어요. 진짜 클라이맥스는 고기가 아니라 마지막에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철판에 눌러 만드는 볶음밥이고요. 보통 2인분부터 주문되니 혼자 가면 미리 확인하세요.

먼저 이름부터 짚고 갑시다. 닭갈비에는 갈비가 없습니다. 1960년대 초 춘천에서 돼지갈비를 팔던 주인이 돼지고기 값이 부담스러워지자 닭고기를 돼지갈비처럼 양념에 재워 숯불에 구워 팔기 시작한 게 출발점이라 전해져요. '갈비처럼 양념해 구운 닭'이라는 뜻이 이름으로 굳어진 셈이죠. 처음엔 술집에서 연탄불 석쇠에 구워 내던 안주였고, 값이 워낙 싸서 '대학생갈비', '서민갈비'라는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하필 춘천이었던 이유도 분명한데, 당시 춘천 일대에 양계장과 도계장이 많아 닭을 싸고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었거든요.

1970년대 들어 석쇠가 철판으로 바뀌면서 지금 우리가 아는 형태가 완성됐어요. 손님 앞 커다란 무쇠 철판에 고추장·간장·마늘·생강으로 재운 닭다리살을 쏟고, 양배추·양파·고구마·대파·떡·깻잎을 산더미처럼 얹어 함께 볶습니다. 이게 단순한 시각 효과가 아니에요. 양배추와 양파에서 나온 수분이 양념을 눌어붙지 않게 잡아주고, 고구마가 매운맛에 단맛을 깔아주고, 가래떡이 양념을 빨아들여 쫀득해집니다. 그래서 처음 8~10분은 그냥 기다리는 게 맞아요. 재료가 익기 전에 자꾸 뒤적이면 양념만 철판에 눌어붙어 탑니다.

형태는 크게 셋으로 갈립니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철판 닭갈비가 기본이고, 춘천 현지에는 초창기 방식대로 숯불 석쇠에 굽는 숯불 닭갈비집이 아직 남아 있어요. 뼈째 구워 손으로 뜯는 방식이라 훨씬 투박하지만 불맛은 이쪽이 셉니다. 세 번째는 국물이 자작한 국물 닭갈비인데 닭볶음탕에 가까운 계열이고, 실은 '닭갈비'라는 말 자체가 이웃 홍천에서 먼저 쓰였다는 설도 있습니다. 여기에 치즈를 두르는 치즈 닭갈비는 2010년대에 붙은 최신 변형이고요. 주문 단위도 독특해서 '1인분'이 아니라 '몇 대'로 세는데, 대략 닭다리 하나 분량이 한 대이고 철판은 두 대를 1인분으로 칩니다.

그리고 닭갈비는 마지막이 본론입니다. 고기가 3분의 1쯤 남았을 때 볶음밥을 시키세요. 남은 양념에 공깃밥, 김가루, 참기름, 잘게 썬 김치를 넣고 다시 볶은 다음 철판 바닥에 넓게 펴서 눌러주면 아래쪽이 누룽지처럼 바삭해집니다. 이걸 안 먹고 나오면 절반만 먹은 거예요. 여유가 있으면 볶음밥 대신 우동사리나 쫄면사리를 넣어도 되고, 춘천에서는 후식으로 막국수나 냉면을 시켜 마무리하는 조합이 오래된 정석입니다. 춘천 명동 뒷골목 닭갈비 골목이 원조 밀집 지역이고, 서울에서 ITX 청춘열차로 한 시간 남짓이라 남이섬 일정에 붙이기 딱 좋아요. 1인분 1만 원 안팎이지만 지역·가게마다 다르니 방문 전 확인하세요.

상에 같이 올라오는 것

  • 상추·깻잎 쌈채소 — 갓 볶아낸 뜨겁고 매운 고기를 싸서 한 김 눅여준다.
  • 동치미·물김치 — 얼음처럼 차가운 국물이 혀에 남은 열기를 씻어낸다.
  • 양배추 마요 샐러드 — 고소하고 달큰한 맛으로 고추장 양념의 세기를 눌러준다.
  • 쌈무 — 새콤달콤한 절임무, 쌈에 한 장 깔면 느끼함이 끊긴다.
  • 볶음밥용 공깃밥과 김가루·참기름 — 마무리 단계에 철판으로 직행하는 필수 세트.
  • 후식 막국수 또는 냉면 — 춘천에서는 닭갈비를 다 먹고 찬 국수로 입을 정리한다.

이렇게 먹으면 됩니다

  1. 1재료를 올린 뒤 8~10분은 참으세요. 직원이 첫 뒤집기를 해줄 때까지 두는 게 정석이고, 일찍 뒤적이면 양념만 철판에 눌어붙습니다.
  2. 2고기가 익으면 가위로 한입 크기로 자릅니다. 직원이 잘라주는 집도 많으니 눈치껏 맡기세요.
  3. 3상추나 깻잎에 닭갈비 한 점, 양배추, 떡을 함께 올려 싸 먹습니다. 쌈무를 깔면 매운맛이 훨씬 부드러워져요.
  4. 4고기가 3분의 1쯤 남았을 때 볶음밥을 주문합니다. 이게 진짜 하이라이트라 다 먹고 시키면 늦어요.
  5. 5볶음밥은 철판 바닥에 넓게 펴서 1~2분 눌러두세요. 아래쪽이 누룽지처럼 바삭해지면 그때 긁어 먹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닭갈비에는 정말 갈비가 안 들어가나요?

네, 안 들어갑니다. 오늘날 철판 닭갈비는 거의 전부 뼈 없는 닭다리살을 씁니다. 1960년대 춘천에서 닭고기를 돼지갈비처럼 양념에 재워 구워 팔던 데서 이름이 붙었을 뿐이에요. 다만 춘천 현지의 숯불 닭갈비집 중에는 뼈째 굽는 초창기 방식을 지키는 곳이 남아 있습니다.

매운 걸 잘 못 먹는데 닭갈비를 먹을 수 있을까요?

대부분 가게에서 순한 맛이나 간장 베이스를 따로 받을 수 있고, 치즈 닭갈비를 시키면 모차렐라가 매운맛을 크게 눌러줍니다. 함께 나오는 양배추 샐러드와 동치미도 완충 역할을 하니 상추쌈에 쌈무를 깔아 싸 드셔 보세요.

혼자서도 닭갈비를 먹을 수 있나요?

철판 닭갈비는 2인분부터 주문받는 곳이 많습니다. 1인 손님을 받는 가게도 늘고 있지만 확실하지 않으니 미리 전화하거나, 1인 세트를 파는 프랜차이즈를 고르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격은 1인분 1만 원 안팎이지만 지역·가게마다 다르니 방문 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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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갈비#춘천#강원도 음식#철판 볶음#볶음밥 마무리
춘천 닭갈비 (dakgalbi) — 한국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