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이 '커피 도시'가 된 출발점이 바로 안목이에요. 1980년대 안목항 방파제 앞에 늘어선 커피 자판기들이 데이트 명소로 소문나면서 '자판기 거리'로 불렸고, 1990년대부터 커피 명인들이 하나둘 로스팅 기계를 들여놓으면서 지금의 카페 거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재미있는 건 그 원조 자판기들이 아직도 해변가에 남아 있다는 것 — 수천 원짜리 스페셜티와 몇백 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같은 자리에서 비교 시음하는 게 안목만의 놀이예요.
거리 자체는 안목해변을 따라 카페들이 길게 이어지는 구조라 동선이 아주 단순해요. 대부분 2~3층 통유리 오션뷰 구조여서 어느 집에 들어가도 바다가 정면에 걸리고, 원두를 직접 볶는 로스터리가 많아 집집마다 맛의 개성이 뚜렷합니다. 커피 맛에 진심인 사람이라면 핸드드립을 파는 집을 골라 원두 이야기를 물어보세요 — 강릉 카페 사장님들은 대체로 커피 얘기가 시작되면 멈추지 않습니다. 커피콩 모양 커피빵 같은 길거리 간식도 이 거리의 소소한 재미예요.
타이밍을 고를 수 있다면 두 개의 시간대를 노리세요. 하나는 해돋이 — 동해안이라 커피 한 잔 들고 해변에서 일출을 보는 호사가 가능합니다(겨울 일출이 특히 선명해요). 다른 하나는 매년 10월의 강릉커피축제 — 2009년부터 이어져 온 국내 대표 커피 축제로, 안목 일대에서 시음·핸드드립 체험·바리스타 경연 같은 프로그램이 열립니다. 축제 기간엔 숙소가 빨리 마감되니 서두르는 게 좋아요.
교통은 강릉역(KTX)에서 버스로 20분 안팎, 택시로 10분 정도예요. 시내버스는 '안목커피거리'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고, 서울에서 KTX를 타면 두 시간 남짓이라 당일치기 코스로도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자가용은 주의 — 커피거리 앞 주차 공간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서 주말엔 주차 전쟁이 벌어지니 대중교통이 속 편해요. 커피 마신 뒤엔 바로 옆 강릉항에서 해안 산책을 하거나, 경포해변·중앙시장과 묶어 반나절 코스로 돌리는 게 정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