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암공원의 지형은 두 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안쪽은 평평한 솔숲이고 바깥쪽은 바다로 밀려 나간 바위 지대예요. 걸어 들어갈 때는 그늘진 소나무 길이 이어지다가, 숲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야가 갑자기 열리며 바위와 바다가 나타납니다. 이 대비가 이곳의 인상을 만듭니다. 숲길만 걷고 돌아가면 절반만 본 셈이니, 바위 끝까지 나가 보는 편이 낫습니다.
바위는 붉은빛이 도는 화강암입니다. 파도와 바람이 오래 깎아 낸 결과 표면이 거칠고 모서리가 날카로우며, 덩어리들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서 있어요. 그 사이를 다리와 데크로 이어 놓아 바위 위를 건너다니며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바다 쪽은 난간이 없는 구간이 있고 물에 젖으면 미끄럽습니다. 파도가 높은 날에는 바위 끝까지 나가지 않는 편이 안전해요.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라의 문무왕비가 죽어서 용이 되어 이 바위 아래 잠겼다는 전설이 전해져 대왕암이라 불린다는 설명이 널리 알려져 있어요. 경주 앞바다에 문무왕의 수중릉으로 알려진 대왕암이 따로 있어서 둘을 혼동하기 쉬운데, 울산 쪽은 왕비와 연결된 전설로 이야기됩니다. 어느 쪽이든 문헌으로 확정된 사실이라기보다 오래 전해 온 이야기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공원 안 소나무 숲은 그 자체로 볼 만합니다. 해송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라 줄기가 굽어 있고, 여름에도 숲 안쪽은 서늘해요. 산책로가 완만해서 오래 걷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일출 명소로도 알려져 있는데, 울산이 한반도에서 해가 이른 편에 속하는 동쪽 끝이기 때문입니다. 근처에 울기등대가 있어 함께 둘러보는 코스로 묶기 좋습니다.
